관련 기사 보기[인터뷰] 이제는 종합 판타지, 실크로드(FOS) 조대윤 이사
오래 전, 일본의 NHK 에서 실크로드를 주제로 다큐멘터리를 만들었던 적이 있었다. 국민학교(지금은 초등학교지만) 시절 그 음악을 들으며 잠에서 깼던 기억도, 재방송 시간을 노렸다가 방송을 다시 본 기억도 있었다. 그로 인해 장안이나 난주에서 출발하여 천산산맥을 지나 바그다드까지 가는 길로 언제 한번 여행을 떠나봐야지 하는 생각을 가진 적도 있었다. (실제로 실크로드를 탐방하는 여행상품도 있다)
그래서 2004년 실크로드 온라인이 처음 나왔을 때에도 한편으로는 기대가 되었다. 오랜 세월 이어져온 동서양의 교역로, 수천 킬로미터의 험로를 뚫고 비단과 각종 상품을 실은 채 가야 하는 사막과 초원의 길이 과연 게임에 어떻게 구현이 되어 있을까 하는 기대감이 있었던 것이다. 실크로드라는 역사적 사실에 대해 흥미가 있는 게이머였다면 한번쯤은 가졌을 것이기도 하다.
그러나 아쉽게도 실크로드 온라인은 그런 기대를 충족시켜주기에는 미흡했었다. 초반기 어느 정도 인기를 모으는 듯 했으나, 크게 드러날만큼의 성과를 보이지도 않았다. 또한 다만 배경이 실크로드일 뿐, 실크로드라는 장엄한 역사가 녹아들어가 있는 듯한 느낌을 크게 가질 수도 없었다. (실크로드가 오픈한 시기가 WoW 가 오픈한 시기와 유사한데, 워크래프트에서부터 이어지는 스토리가 게임에 잘 녹아들어가 있었다는 점에서 개인적으로 비교가 되기도 했었다)
그런 실크로드가 오픈 이후 만 2년 지난 현재, FOS 라는 새로운 이름을 들고 나왔다. 그리고 현재 클로즈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는 중이기도 하다. 기존에 서비스를 하고 있는 게임이 클로즈 테스트를 한다는 것이 언뜻 쉽게 이해가 가지 않고 이름을 바꾼다는 것 자체도 쉽게 이해가 가는 것은 아니다.
FOS 가 가리키는 것은 실크로드 온라인의 유럽편이다. 기존의 실크로드는 중국을 배경으로 해서 중국의 캐릭터들이 등장하여 게임을 플레이해왔으며, 직업적 특성 역시 중국의 현실에 맞게 설정이 되어 있었다. 그런데 이제 FOS 에서는 유럽편이 등장하여 유럽의 실정에 맞는 캐릭터와 직업, 맵, 아이템등이 등장하는 것이다. 어찌보면 대규모의 업데이트나 확장팩이라고도 볼 수도 있을 터. 왜 굳이 FOS 라는 이름을 붙였을까 ?
◆ 실크로드라는 이름을 놔두고 굳이 FOS 라는 이름을 쓴 이유는 무엇인가?
FOS 라는 이름을 사용한 것에는 두가지 이유가 있다. 첫번째는 역할 자체가 달라서 서로 분리한 뒤 테스트를 해야 할 필요성이 있었기 때문이고, 두번째는 단순한 업데이트, 대규모 업데이트나 확장팩의 개념이 아닌 그 상위의 개념임을 말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저 분량이 많은 업데이트가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보통은 동양 판타지와 유럽 판타지가 다른 게임으로 다루어지는데) 실크로드에서는 이것이 하나의 게임안에서 구현된다는 것을 좀 더 잘 표현하고 싶었던 것이다.
◆ 정식 서비스에 들어가면 명칭을 통일할 터인데, 실크로드로 갈 것인가, FOS 로 갈 것인가?
FOS 라는 명칭 자체가 Fantasy Odyssey Silkroad로 실크로드를 이미 내포하고 있다. 판타지 오딧세이는 실크로드를 꾸미는 수식어의 개념이고, 유럽편에 대한 강조적 성격을 지니는 것이다.
정식 서비스에 들어가면 FOS 라는 이름을 쓰지 않고 실크로드 라는 이름으로 서비스될 것이다.
◆ 기존에 게임을 서비스해와서 그런지 서버가 대단히 안정적이다. 현재 3차 테스트가 진행중인데 중점 테스트 사항은 어떤 것들인가?
이미 기존에 서비스를 해왔던 바탕이 있기 때문에 서버 등 기본적인 사항에 대한 테스트는 거의 점검이 완료된 것으로 보고 있다. 여러 번에 걸친 클로즈 테스트에서 가장 중요시하게 보고 있는 것은 클래스간 밸런스이며, 중국과 비교하여 사냥 및 캐릭터 육성의 속도 조절이다.
물론 로그처럼 초반 육성이 어렵지만 고레벨이 될 수록 PvP 등에서 장점을 보일 수도 있는 캐릭터도 있고 또 아직 해당 클래스의 역할에 대해 정확히 알려져 있지 않아 클래스 운용에 대해 더 연구해 보아야 할 캐릭터도 있긴 하지만, 전체적으로는 이번 테스트 기간을 통해서 밸런스쪽에 계속 수정을 가하고 있다. 그래서 오픈 베타 시기에는 밸런스에 대해서 수정이 된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다.
◆ 플레이를 해보니 무기 아이템의 비중이 꽤 높은 듯 하다.
무기의 비중이 높은 것은 우리도 인지하고 있는 부분이다. 게임이 원래 의도했다는 면도 있고 또 중국과의 형평성을 고려해야 하는 측면이 있다. 이미 기존에 제공되던 시스템이나 게임의 체계, 특성이 있는데, 이를 완전히 무시하면 중국과 유럽간의 밸런싱이나 체계상의 문제점이 부각될 수 있어서 변경을 하는 것이 그리 쉽지는 않은 문제이다.
◆ 중국과 유럽편의 큰 차이점으로 들 수 있는 것은?
일단 중국은 솔로 플레이의 비중이 높은 것에 비해 유럽은 파티 플레이의 비중이 더 높다. 또한 보통은 다른 게임으로 다루어지는 중국 판타지와 유럽 판타지가 한 게임 안에 섞여 있다는 것을 향후 서비스될 실크로드의 큰 특징으로 내세우고 싶다.
◆ 아이템이 남녀가 구분되어 있는 것에 대해 조금 낯설다는 반응도 있고 스킬 등의 인터페이스가 투박하다는 지적도 있다.
유럽의 경우 스킬트리가 필요한 형태인데 아직까지는 스킬의 가짓수나 스킬 인터페이스의 적용이 완전치 않다. 그런데 스킬 등의 UI 라 해도, 한 게임안에서 중국과 유럽의 UI 를 달리 구현하는 것도 그리 쉬운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게이머들이 원하는 퀄리티만큼의 UI 가 나오기 어려울 수도 있다.
아이템의 남녀 구분은 게임 운영상 아이템 자체의 가치 유지를 고려한 부분도 있다. 또 현실에서도 남녀가 구분되어 있지 않은가. ^^
◆ 중국과 유럽이 종족이나 진영처럼 대결구도로 설정되어 있는지 궁금하다.
대결 구도가 아닌 화합의 구도이다. 기본적으로는 길드단위로 모든 것이 이루어지도록 되어 있다. 종족간 전투를 모티브로 하지 않는 게임에서 새로운 종족이 추가되는 형태로 이해하면 쉬울 것이다.
◆ FOS 이후의 업데이트 방향에 대해 개략적인 설명을 해달라. 중국과 유럽이 모두 완성되었으면 일차적으로 비단길 그 자체는 거진 다 만들어진 듯 싶다.
먼저 요새전을 고려하고 있다. 공성전 개념으로 보면 이해가 쉬운데, 무역로에 위치한 거점도시가 존재하고 이 거점도시의 길목을 두고 길드들끼리 전투를 하여 점령을 하는 것이다. 세금 뿐만 아니라 고유 아이템 제작 등의 메리트를 부여할 생각이다.
그리고 현재 만레벨이 90 으로 설정이 되어 있는데, 유럽편의 본 서버 적용 이후 진시황릉같은 던전 지역을 추가하면서 레벨 제한을 조금 더 상향시킬 계획을 가지고 있다.
좀 더 크게 보자면, 실크로드는 동서를 가로지르는 길로 널리 알려져 있고 지금까지 실크로드의 개발 방향도 동서에 맞추어져 있었다. 이 동서의 길이 현실에서 존재했던 길이라면 이제는 상상에서 존재할 길을 그려 가고자 한다. 처음 기획했던 월드의 50%가 아직 남아있으며, 동서가 아닌 남북의 길을 컨셉으로 잡아 인도 등이 등장할 예정이다.
◆ 원래 야후게임에서 서비스를 하다가 야후게임이 아보카도로 분리한 것을 두고 서비스의 안정성 여부에 대해서 주변의 우려가 많았는데...
일부 포탈 사이트들처럼 사업이 안되거나 혹은 쫓겨나듯 분리된 것은 결코 아니며, 오히려 우리가 자진해서 분리한 것이다. 해외 유명 포탈의 한국 회사이다 보니 한국 시장 상황에 대한 반응도 다른 회사에 비해 빠르지 못한 것 등 사업적 여건이 경쟁 업체들에 비해 원활하지 못했던 것이 분리를 선택한 주요한 이유이다.
분리 이후 서비스를 지속하면서 의사 결정이 신속해져 게임 서비스가 더 용이해졌다고 평가하고 있다.
◆ 지난 2년간의 서비스를 돌이켜 보면서, 그리고 유럽편을 이제 곧 완전 공개할 입장에서 게이머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바가 있다면 ?
실크로드가 중국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이전에는 무협 게임으로 분류되어 종종 기사에 오르내리곤 했었다. 사실 중국 편만 있었기 때문에 반쪽 게임이라고도 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제는 다른 종족, 다른 플레이를 할 수 있는 실크로드가 되어 새로운 플레이, 새로운 판타지를 즐길 수 있으며, 자신의 취향에 따라 솔로나 파티, 동양과 서양이라는 다양한 선택을 할 수 있는 게임이 되어 나머지 반쪽을 채웠다.
지난 2년간 조이맥스와 아보카도가 공들여 만들어온 것이 바로 FOS 이다. 2년이라는 시간이면 어지간한 MMORPG 게임 하나는 새로 만들 수 있는 시간이기도 하고, 신규 게임을 만들 것인가 아니면 기존 게임의 나머지 절반을 채우는 대규모 업데이트를 단행할 것인가 하는 것을 결정하는 것도 쉽지 않았다.
그러나 실크로드의 원래 의도와 유저들에게 했던 약속을 지켰다는 것에 나름대로 뿌듯한 느낌이 들기도 하며, 지금까지 실크로드를 해왔던 분들이나 앞으로 실크로드를 플레이하게 될 분들이나 모두 자부심을 느낄 수 있는 게임을 만들어나갈 것이다.
Inven LuPin - 서명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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