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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예 벗거나 다시 입거나

출처일간스포츠

작성일2003-10-25 오전 9:51:27 조회수3278

잔인하거나 아니면 벗거나.

여태까지의 ‘성인용’임을 자처한 온라인게임이 외면적으로 내세운 것들이다. 물론 내면적으로는 이용 연령층을 제한하면서 양질의 커뮤니티 문화를 만드는 이 목표였다. 과연 성공적이었을까? 판단은 아직 위험하다. 그러나 이론과 실제가 다르듯 성인들만의 깔끔한 커뮤니티는 바람처럼 쉽게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지난 상반기 동안 숱한 온라인게임들이 눈길을 끌기 위해 열심히 ‘벗겼다’. 그래서 한번쯤 눈길을 잡을 수 있었지만 벗겨서 결실은 맺은 쪽도 특별히 없는 것이 사실. 자연히 개발사는 좀더 심도 깊은 고민을 했고, 최근에는 유저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자신만의 스타일을 내세우고 있다.

[실크로드 온라인]

"사냥으로 지친 심신 홍등가서 달래요"

“레벨 ‘노가다’로 지친 분들, 사기를 당해 울적한 분들 모두 오세요~”

온라인게임 사상 최초로 홍등가가 등장했다. 야후게임이 지난 1일부터 비공개 범서비스를 실시한 실크로드 온라인 (www.silkroadonline.co.kr)에 홍등가가 등장해 관심을 끌고 있다.

여태까지 다른 온라인게임에도 술집이 등장하거나, 봉을 붙잡고 춤추는 무희가 나오는 경우는 있었다. 실크로드 의 개발진은 그렇게 ‘한번 보면 다시 안가게 되는’ 구색 맞추기에 안타까움을 느꼈다. 그래서 등장한 아이디어가 본격적인 흥등가의 개념. 컴퓨터가 조종하는 캐릭터가 유저를 알아보고 이름을 부른다. 실제로 따뜻한 환대를 받는 느낌을 살리고 싶다는 것이 개발진의 기획 의도다.

조이맥스 개발실의 윤태희 팀장은 “단순한 흥미 유발이나 눈요기 거리용이 아니다. 홍등가는 단순히 위락시설을 넘어서 게임의 퀘스트에 등장할 수도 있고 여러가지로 게임 내에 녹여낼 방법이 있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흑막도적(보스급 몬스터)을 잡아오라는 임무를 받았다면, 그와 내연의 관계인 기녀를 찾아 가서 실마리를 풀어나갈 수도 있다는 것이다.

현재 홍등가는 비공개 시범서비스를 통해서도 가볼 수 있다. 아직 내부로 들어 갈 수도 없고 이용할 수도 없지만 기녀들은 문밖에 나와 ‘분위기’를 잡아 준다.

실크로드 는 도박장, 몬스터 경기장 등의 성인용 콘텐츠도 확정하고 본격적인 ‘속 채우기’를 진행중이다. 아직은 게임 자체의 안정성이 중요하기 때문에 게임에서 활성화 되는 것은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표현의 자유와 유저의 요청을 100% 수용하려고 성인용을 택했다”는 것이 개발진의 초심이 흔들리지 않고 새로운 성인용 콘텐츠로 결실을 맺을지 관심 있게 볼 일이다.

[일간스포츠 2003.10.9 이재진 기자, 임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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